방정아 작가와의 콜라보, 토다 3집 앨범
시작 하며
지금까지 토다가 발매한 음반가운데 1집과 2집에 대한 소개를 하였습니다. 이제는 지난 글에서 잠시 언급한 방정아 작가님의 미술작품이 반영되어 2018년에 공식 발매된 토다의 3집 앨범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토다의 1집과 2집 앨범과 방정아 작가님에 관한 사항은 아래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1집 앨범 T.O. to Dream Age에 대한 소개
1집 앨범의 구성 토다의 1집 앨범은 2011년 발매되었으며, 토다의 음악감독 이기녕 교수가 전 곡을 직접 작곡하였습니다. 밴드 토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클래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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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멜론 올해의 앨범, '토다 2집' 소개
시작 하며 오늘은 1집 앨범에 이어 2015년에 발매된 토다 2집 앨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밴드 토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1집 앨범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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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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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음악 장르 중에서도 특히 우리 국악의 요소가 많이 반영되었다는 것인데, 아마도, “유행을 쫓기 보다는 관객들의 마음과 맞아떨어질 때까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토다만의 음악을 계속 선보이겠다”는 밴드 토다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 그럼, 3집 앨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집 앨범 개관
토다의 3집 앨범은 1, 2집의 연장선 상에서 국악과 클래식 밴드 음악을 잘 버무려 만든 음반입니다.
3집 앨범의 대표적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한국의 전통음악을 새롭게 ‘락(Rock)’으로 재해석한 ‘수제천’이라는 제목의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3집 앨범부터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음악 속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사회문제를 반영한 대표적 곡으로서는 ‘그런세상’과 '아무런 불만없다'가 있습니다. '그런세상'에서 평화와 남북 통일의 염원을 담았고, ‘아무런 불만없다’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와 더불어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았다고 합니다.
전체 곡 목록과 청취할 수 있는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 전체 곡 목록 및 유튜브 링크 >
1. 그런 세상 (Such a world)
2. 흰달 (La lune blanche)
3. 수제천 PART I (Sujechon PART I)
4. 수제천 PART II (Sujechon PART II)
5. 수제천 PART III (Sujechon PART III)
6. 눈부시게 아름다운 (Dazzling beauty, sweet heart)
7. 아무런 불만 없다 (I have no complaints)
8. 영원의 문 (Eternal gate-Passacaglia) PART I
9. 영원의 문 (Eternal gate-Passacaglia) PART II
10. 영원의 문 (Eternal gate-Passacaglia) PART III
11. 소피 (Sophisticated)
토다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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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곡들의 특성
여기에서는 3집 앨범 각각의 곡들에 대한 특징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세상(Such a World)
그런세상은 우리 사회에 바라는 희망을 담은 곡입니다. 정의로우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 남북이 하나가 되고 동서가 서로 화합하는 그런 대한민국을 그리며 작성한 곡입니다.
특히, 이 곡에서 등장하는 그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하며, 그분이 살아 생전 보여준 따뜻한 마음과 그분이 꿈꾸던 세상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흰달(La Lune Blanc)
프랑스를 대표하는 서정시인 중 하나인 폴 베를렌(Paul Verlaine, 1844~1896)의 시 '흰달‘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 폴 베를렌 및 흰달 원문 커버 >
폴 베를렌의 상징적이며 몽환적인 가사에 잘 어울리게 음악도 상징적이며 몽환적이며, 특히 단 3도 떨어진 두 개의 조(Key)가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특징을 갖습니다.
토다의 음악 특성을 클래식과 국악, 그리고 락(Rock)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흰달의 경우 재즈에서의 스윙 어법을 편곡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토다의 음악 앨범 중에서 특이한 곡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수제천(Sujechon)
'수체천'은 원래 고려시대 '정읍사'라는 시에 붙어있던 곡이었는데 조선 세종 때 궁중음악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곡이며, 우리 선조들의 음악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제천’에 관한 좀더 상세한 역사적 지식은 이기녕 교수가 부산 국제신문에 게재한 글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론] 한국인의 음악적 DNA /이기녕
역사적으로 한국의 예술은 대개 중국에서 들여온 경우가 많았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문화의 여러 분야도 선진국에서 상대적인 후진국으로 흐르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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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다의 '수제천'은 바로 우리 전통 곡인 '수제천'의 주 테마를 가져와서 락(Rock) 버전으로 다시 창작한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곡은 크게 3개의 파트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 파트는 기존 수제천의 멜로디에 충실하였고, 두 번째 파트는 대조를 위한 즉흥성을 강조했으며, 세 번째 파트는 앞의 모든 요소들을 모두 합하여 이 곡의 하이라이트를 형성합니다.
당연히 악기 중의 피리가 주 선율을 담당하지만, 리듬적인 기반을 만들어주는 드럼과 베이스의 적절하면서도 현란한 연주와 기타와 스트링의 대선율도 이 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토다의 '수체천'은 재생 시간이 무려 15분이나 되는데, 긴 시간 만큼 우리 국악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작곡가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Dazzling Beuty, Sweet Heart)
'눈부시게 아름다운'은 ‘수제천’의 긴 재생시간이 끝나면 잠시 쉬어가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발라드 풍의 곡입니다. 이 곡은 아름다운 연인을 향한 사랑의 노래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제발 떠나지 않기를 애원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토다의 음악감독인 이기녕 교수는 이 곡을 작곡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핑크플로이드’이고, 그 다음으로는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Time’이란 곡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 좌 : 핑크플로이드 / 우 :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
아무런 불만없다(I have no complaints)
인터넷 검열의 시대, 아무런 불만이 없어야 한다는 시대를 풍자한 곡입니다.
작곡가는 21세기 현대인들이 3~40년전의 사람들보다 훨씬 잘 살고 풍요롭지만 오히려 더 불행해 보이는 것이 사회적 문제에 기인하며, 이로 인해 특히 지금의 젊은층들이 예전 젊은 사람들이 가졌던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음악에 반영하였고, 여기에 더해 여러 이슈를 낳았던 4대강 사업의 모든 것들을 역설적으로 비판하여 음악에 담았다고 합니다.
영원의 문(Eternal Gate-Passacaglia)
토다의 음악은 클래식과 국악, 락(Rock)의 결합입니다. 그런데, 이 곡은 클래식과 락(Rock)의 결합만으로 이루어진 곡입니다.
이 곡의 영문 제목인 ‘파사칼리아’라는 용어는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변주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장르라기 보다는 작곡기법을 뜻하는데, 같은 베이스 선율이 끊이없이 반복하면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곡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년)의 오르간 작품인 ‘파사칼리아와 푸가 다단조’가 있습니다. 후대에는 독일의 낭만주의 음악의 선도적 존재인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년)가 4번 교향곡의 4악장에 이 기법을 써서 인류역사 상 기억할 만한 명곡을 만들어 낸 바 있습니다.
토다 3집 앨범의 ‘영원의 문’도 ‘파사칼리아’ 기법을 사용해서 작곡되었고, 바이올린을 위한 곡입니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베이스 연주의 진행 위에 선율들과 화성이 입혀집니다. 이 곡에서는 이 외에도 수직적 복박자 (multi-meter, 다른 두 개의 박자가 동시에 연주되는 기법) 등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B 파트에서는 마디를 넘어서 서로 다른 두 개의 박자의 충돌이 일어나고 그들이 다시 결국에는 '어울림'되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소피(Sophisticated)
토다 2집 앨범에서 피리를 위해 작곡된 ‘소피’의 블루스(Blues)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블루스(blues) : 19세기 중엽, 미국 노예 해방 선언 이후 미국으로 넘어온 미국 남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창시한 장르 혹은 음악적 형태(출처 : 위키백과)
토다 2집 앨범 ‘소피’에 관한 내용은 아래 글을 확인해 주세요.
2015년 멜론 올해의 앨범, '토다 2집' 소개
시작 하며 오늘은 1집 앨범에 이어 2015년에 발매된 토다 2집 앨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밴드 토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1집 앨범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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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음악과 블루스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두 음악이 주로 3박자 계통이라는 점, 국악의 음계(계면조)와 블루스 음계가 유사하다는 점, 그리고 우리의 시조창과 블루스 공히 3행의 가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 입니다. 우리 전통음악과 블루스가 겉으로 드러나는 음악은 다르지만 그 안의 내재된 음악적인 기초는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3집 앨범의 '소피'는 우리 전통음악과 블루스의 유사한 점에 착안해서 2집 앨범의 소피를 블루스 버전으로 다시 재편곡한 것입니다. 이 블루스 버전은 당연히 악기 중에서 블루스의 왕(王)인 기타가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포장을 벗겨내서 이 곡의 음악적 본질을 드러내도록 했습니다.
전문가 평론
토다의 3집 앨범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돕고자 음악분야 평론 전문가이신 한동윤님께서 IZM(Neo Music Community)에 게재한 글을 원문 인용하였습니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읽어 보시면 토다 3집 앨범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출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9372&bigcateidx=1&subcateidx=3&view_tp=1
< 3집 앨범 전문가 평론 >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을 근거지로 두는 밴드 토다(TODA)는 세 번째 정규 앨범 < 그런 세상 >에서도 클래식과 국악을 접목한 프로그레시브 록을 주되게 펼친다. 2011년 선보인 1집 < TODA (T.O. To Dream Age) >, 2015년에 발표한 2집 < The Moment >의 면면과 거의 동일하다. 다른 밴드에게서 찾기 어려운 이들만의 특별한 정체성은 이로써 또 한 번 강도를 높인다.
세 파트로 이뤄진 '영원의 문 (Eternal gate-Passacaglia)'이 서양 고전음악을 핵심 인자와 마감재로 택하고 있다. 토다의 리더이자 프로듀서로서 전체 수록곡을 작사, 작곡한 동의대학교 실용음악과 이기녕 교수는 17, 18세기 바로크 시절에 나타난 음악 형식인 파사칼리아(passacaglia)에 영감을 얻었다고 소개한다. 파사칼리아는 템포는 느리지만 무곡이기에 추진력이 강한 편이다. '영원의 문'은 거듭 테마를 바꾸는 현악기가 화려함을 담당하는 가운데 전기기타와 드럼이 원기를 보태 장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반부에 위치한 '수제천'은 우리 전통음악과의 융합을 보여 주는 무대다. 백제 시대의 노래 '정읍(井邑)'에 기원하는 '수제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악합주곡으로 여겨진다. 원래는 피리, 대금, 아쟁, 해금 등이 합주하다가 피리가 퇴장과 입장을 반복하는 방식이지만 토다가 가공한 버전은 (특히 두 번째 파트에서) 피리와 함께 일렉트릭 기타나 피아노가 곡을 리드해 현대성을 갖췄다. 또한 두 번째 파트는 첫 번째 파트와 판이한 구성을 취함으로써 프로그레시브 록의 느낌을 강하게 내보인다. 세 번째 파트는 첫 번째와 테마는 같으나 길이를 늘려 웅장미를 완성했다.
토다는 2집부터 보컬이 들어간 노래('하모니움 (Harmonium)', '그대를 본 순간 (The moment)')도 장만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흰달 (La lune blanche)'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Dazzling beauty, sweet heart)'이 그 계보를 잇는다.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Paul Verlaine)의 동명의 시에 멜로디를 입힌 '흰달'은 발라드, 소프트 록, 재즈의 성분을 두루 합쳐 온화하고 그윽하게 들린다. 사랑했던 이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눈부시게 아름다운'은 결국 처연함을 간직하고, 6분 20여 초로 길이 또한 김에도 담백하게 그리움을 표현하는 가사와 고운 선율 덕에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 노래는 전작에 이어 청취자들을 편하게 모시는 라운지가 된다.
한쪽에서는 그와 퍽 다른 풍경도 나타난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가 바탕이 된 '그런 세상 (Such a world)'으로는 분쟁과 갈등 없는 화목한 세상이 오기를 희망하며, '아무런 불만 없다 (I have no complaints)'를 통해서는 자본주의, 획일화된 문화를 제공하는 미디어, 가식을 부추기는 SNS 등을 꼬집는다. 이렇게 토다는 3집에서 민중가요도 소화한다. '흰달', '눈부시게 아름다운'과 비교하면 번듯한 빌딩 건너편에서 노동자 집회가 열리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 든다.
3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을 통해 토다는 그룹의 지향을 거듭 공고히 하는 동시에 소량이지만 새로운 방향성도 구체화했다. 비주류 장르를 추구하긴 해도 색다른 융합은 국악 퓨전-록 분야에서도 충분히 돋보일 만하다. 이 퓨전이 앞으로 더 많은 이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마무리 하며
토다의 음반을 공부하면서 우리 국악이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국악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은연 중에 갖고 있었고, 들어보려는 시도도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토다의 음악을 들으면서 알게된 것은 우리 국악은 들으면 들을 수록 독특하고 매력적인 선율과 우아하면서 품격있는 주법, 그리고 안정적인 형식미 등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토다의 음악을 듣고 공부하면서 우리 음악에 대한 애정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고, 앞으로는 우리 음악을 주변에도 적극 알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토다의 4집 앨범에 대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